SPC그룹의 허영인 회장과 계열사 대표들이 계열사의 경기도 평택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지난해 10월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 2층 강당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연이은 중대재해로 논란이 된 에스피씨(SPC) 그룹 허영인 회장과 디엘이앤씨(DL E&C) 이해욱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추가 채택됐다. 최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에스) 하청업체(영업점) 소속 배달 노동자가 새벽 배송 중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홍용준 쿠팡씨엘에스 대표도 환노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반복되는 중대재해에 있어 계열사나 사업장 단위의 경영 책임자(사장)를 넘어 대기업 그룹 총수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따져 묻기 위해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허 회장을 26일 고용노동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애초 야당은 지난 12일 노동부 국정감사에 허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고자 했지만 불발되며 계열사 사장인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만 증인으로 출석했다.
허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요청은 에스피씨 그룹에서 반복된 중대재해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에스피씨 계열사 에스피엘(SPL) 평택 공장에서 일하던 박선빈(23)씨가 식품 혼합기에 끼어 사망한 지 10개월 만인 지난 8월8일 같은 에스피씨 계열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반죽 볼 리프트와 분할기(반죽 기계) 사이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에선 허 회장이 실질적으로 계열사의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책임질 수 있는 경영 책임자이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해 이어졌다. 다만 검찰은 지난 8월 에스피엘 중대재해와 관련해 강동석 에스피엘 대표만 기소했을 뿐 허 회장은 기소대상에서 제외했다. 유가족은 허 회장의 중대재해처벌법 기소를 요구하며 항고한 상태다.
지난 13일 경기 군포시 한 빌라에서 새벽 배송을 하다가 사망한 쿠팡 퀵플렉스 노동자 박아무개씨와 관련해 홍용준 쿠팡씨엘에스 대표도 국감 증인으로 추가 채택됐다. 쿠팡씨엘에스는 사고 직후 “고인은 쿠팡 근로자가 아닌 군포시 소재 전문배송업체 에이(A)물산 소속 개인사업자”라며 고인이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점을 들어 선을 그었다. 택배노조는 앞서 지난 12일부터 쿠팡씨엘에스 대표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100시간 철야농성을 벌인 바 있다.
환노위는 이밖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7건의 중대재해로 8명이 목숨을 잃은 건설사 디엘이앤씨(DL E&C) 이해욱 회장과 최근 대규모 임금체불 사태가 발생한 박영우 대유위니아 그룹 회장에게도 재출석을 요구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환노위는 박영우 회장에게 노동부 국정감사에 참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건강상 문제로 불참했다.
※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660939?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