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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굳히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0명 중경상

 

 

어제(15일)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작업자 10명이 다쳤습니다. 강추위 속에 콘크리트를 굳히려고 숯탄을 피웠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입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경기도 파주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어제(15일) 오후 5시쯤, 노동자 10여 명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습니다.

 

급기야 30대 남성 2명과 50대 여성 1명은  의식이 떨어지면서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는데요.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됐습니다. 

 

[건설사 관계자/음성변조 : "겨울이다 보니까 콘크리트를 하고 양생을 하는 과정에서 숯탄을 피웠어요. 작업자 중에 일부가 일산화탄소 흡입이 있어서…."]

 

눈으로 볼 수 없고, 냄새도 나지 않는 일산화탄소는 이른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립니다.

 

석탄·석유같은 연료가 탈 때  불완전 연소하면서 발생하는데요.

 

공기 중에 일산화탄소가 많아지면 피 속에 헤모글로빈은  일산화탄소와 먼저 결합합니다.

 

산소보다 200배 정도  결합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를 흡수할 수 없게 되는데요.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두통, 메스꺼움, 구토,  호흡곤란 증상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질식하거나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강구현/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점차 증상이 있으면서 혼미해지니까 결국은 자게 되거나 이렇게 되는 경우도 많고, 농도가 갑자기 올라가게 되면 의식을 잃어서…."]

 

콘크리트를 보호하면서 단단하게 굳히는 과정을 양생이라고 합니다.

 

이 양생 작업을 할 때 콘크리트 주위 온도를 최소 섭씨 5도 이상 유지해야 제대로 된 강도가 나오는데요.

 

추운 겨울철엔 콘크리트 굳는 속도가 더디고, 특히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콘크리트에 섞인 물이 얼어 균열이 생기면서 제대로 굳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천막 등으로 막고 작업을 합니다.

 

영하권 추위에  어제 사고가 난 공사장 1층에서도 천막으로 주변을 막고, 숯탄 난로 70여 대를 피우고 있었다는데요.

 

숯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천막 안에 고농도로 축적된  일산화탄소가 2층으로 올라가 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작업 중이던 노동자 20여 명이 일산화탄소를 흡입했고, 이 중 10명은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마스크는 일반 마스크를 쓰는데, 가스가 중요하잖아요. 한순간에 훅 올라오니까…."] 

 

최근 10년간 작업 현장에서 질식 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168명입니다.

 

특히, 겨울철 건설현장에서 질식재해가 많이 일어났는데요.

 

3건 중 2건은 콘크리트 보온양생작업에서 발생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밀폐 공간 작업 시 산소 농도를  수시로 확인하도록 합니다.

 

겨울철엔 추위 때문에 공사 현장 등에서 환기에 소극적인 만큼, 질식 사고를 막기 위한 자율 점검도 시행해야 하는데요.

 

경찰은 사고가 난 사업장에서, 이런 수칙을 준수했는지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날, 연료를 태우는 작업장에서의 안전 관리를 당부했는데요.

 

주기적으로 환기하고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 출처 : KBS 뉴스 유튜브

기사 원문 출처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27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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